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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똑같이 먹어도 나만 살이 찌는 이유는?
[칼럼]똑같이 먹어도 나만 살이 찌는 이유는?
  • 유봉식 기자
  • 승인 2018.07.01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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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비만은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에너지 섭취와 소모의 불균형으로 인해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외래에서 비만 환자들을 대할 때 흔히 밥은 거의 안 먹고, 물만 마시는데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곤 한다.

물론 꼼꼼하게 물어보면 알게 모르게 높은 칼로리의 군것질을 하는 경우들이 많긴 하지만, 분명 같은 양의 에너지를 섭취하여도 사람에 따라 체내 대사 기능의 차이로 에너지의 흡수량이나 소모량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개인 간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장내 세균이다.

비만인 사람과 비만하지 않은 사람의 장내 세균 종류가 다르다는 것은 2000년 중반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었고 최근에는 장내 세균의 비만 유발 과정을 밝히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우리 몸에는 무수히 많은 세균이 공존한다. 그 중 장은 우리 몸 중 세균이 가장 많이 사는 기관으로 총 개수는 1000조 개에, 종류만 해도 4000여 종에 이른다.

이들 세균은 크게 두 종류로 분류되는데 후벽균(피르미쿠테스, Firmicutes)과 의간균(박테로이데스, Bacteroidetes)이다. 이들 두 세균은 장내 세균의 90%를 차지하며, 주요 기능은 병원균 침입에 대한 방어 및 면역 체계 발달과 성숙에 관여하며, 비타민 합성과 다당류의 발효를 통해 영양분으로 공급함으로써 인체 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장내 세균이 균형을 이루어야 건강을 유지하는데 이 균형이 깨지면 비만을 포함한 여러가지 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후벽균은 비만을 유발, 의간균은 비만을 막는 균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6년 네이처지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도비만 환자가 체중을 감량함에 따라 장내 후벽균과 의간균 분포가 달라져서 당초 후벽균이 전체의 90%를 차지했으나, 체중 감량 52주 이후에는 후벽균이 70%대로 떨어지고, 의간균 비율은 20%로 늘어 정상인과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체중이 증가할수록 후벽균의 비율이 높아지고 의간균 비율이 낮아진다.

식이 패턴이 현격하게 다른 유럽과 아프리카 어린이의 대변을 비교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주로 먹는 아프리카 어린이의 대변에는 고단백, 고지방 음식을 주로 먹는 유럽의 어린이에 비해 장내 세균이 더욱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었다. 즉 장내 세균의 종류와 다양성이 비만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다.

장내 미생물의 변화는 에너지 흡수에 의한 체중 변화뿐만 아니라,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당뇨병 환자에게 마른 사람의 장내 미생물총을 주입하면 장내 미생물총이 변화를 가져오면서 인슐린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하여 당뇨병이 개선된다는 연구 또한 흥미롭다.

고도비만 환자에게 비만수술을 시행하면 장내 세균의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런 변화가 체중 감량과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을 호전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비만수술을 받아 체중을 감량한 고도비만 환자에서 장내 세균 조성이 정상 체중의 사람과 유사해지는데 비만수술 이후에는 비만 환자에서 증가했던 장내 세균이 사라지고 세균의 다양성이 회복되어 장내 미생물 환경이 에너지 흡수에 불리하도록 변형됨으로써 체중 감소에 기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당뇨가 있는 고도비만 환자에서 비만수술을 시행하면 수술 후 장내 세균의 변화가 당뇨병을 호전시키는 여러 가지 호르몬, 화학물질의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병을 개선시킨다는 연구들이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장내 세균의 조성과 대사 및 염증 매개인자와 관련된 유전자 기능 간에 명확한 관련성이 존재함을 보여주고 있고, 비만수술은 장내 세균의 다양성과 조성을 변화시켜 비만과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식이변화, 유산균과 같이 체내에 들어가서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있는 균을 일컫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의 섭취, 프로바이오틱스의 영양원이 되어 장내 유익한 세균의 생장을 도움으로써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물질인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 투여, 그리고 비만수술 등을 통해 장내 세균을 조절하는 것이 비만 및 대사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도움말:이대목동병원  이주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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